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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가들 흔들/ 인도는 애그플레이션… 식량 가격 연 13%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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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가들 흔들/ 인도는 애그플레이션… 식량 가격 연 13% 상승

입력
2011.07.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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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해 3월 이후 무려 열번이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당시 5.0%던 기준금리는 현재 7.5% 수준. 금리가 오르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인도가 경기둔화를 무릅쓰고 이렇듯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식량 가격 폭등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1~5월 인도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평균 8.9%다. 이는 OECD 평균인 2.7%보다 세 배 이상 높고 브릭스 국가 중에서도 러시아와 더불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곡물 가격의 상승이 주된 요인인 전형적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다. 6월 셋째주 기준 인도의 연간 식량 가격 상승률은 13.03%다. 식량 가격 상승세가 절정에 달았던 지난해 이맘때(20.12%)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닭고기와 향신료, 차 등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달걀, 보리, 밀 등의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량 가격 상승이 다소 주춤하자 이번에는 연료비 상승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로이터는 "6월 인도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디젤과 주방연료, 등유 등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삭감함에 따라 물가가 두자릿수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물가상승과 정책금리 인상을 이유로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8.4%에서 8.2%로 낮췄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최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는 브릭스(BRICs) 국가 중 그나마 가장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석유와 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잠재적 위험이 되고 있다. 지난달 IMF는 2주 동안 러시아 경제를 실사한 뒤 "정유산업 중심의 러시아 경제는 국제유가 하락에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둔화돼 석유 소비가 줄면 러시아 경제가 결정타를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방만한 재정지출 역시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정부가 정치적 논리만을 강조해 예산 편성을 합리화하지 않으면 스태그네이션(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도 지난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러시아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2030년까지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 연속 다섯달째 9%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러시아 경제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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