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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학교 운동장서 텐트치고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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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학교 운동장서 텐트치고 '1박2일'

입력
2011.07.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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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던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신현초등학교. 130여 명의 학부모와 100여 명의 학생들이 운동장 한복판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70여 개 텐트를 치느라 분주했다.

'2011년 신현초 부자녀(父子女) 캠프'에 참여한 가족들이 '하룻밤 보금자리'를 완성한 뒤 각자 준비해온 음식물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

캠프의 하이라이트는 식사 이후에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교내체육관으로 이동,단체줄넘기와 고리던지기, 투호 등의 단체게임을 신나게 즐겼다. 아버지와 자녀들이 모처럼 하나 되는 자리였다. 아버지들은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밤새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는 열의도 보였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부자녀캠프'는 이 학교 아버지회가 주축이 돼 탄생했다. 아버지회는 2008년 한칠구(61) 교장의 제안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교내 여교사 비율이 80%가 넘고 어머니들만 학교 활동에 참여하는 현실을 바꿔보고 싶다"는 뜻을 학부모회를 통해 전달했다. 아버지들의 학교 활동 참여를 공식 요청한 것이다. 당시 학부모회에 참석했던 아버지 10여명이 의기투합해 아버지회를 만들었다.

이 모임이 가장 신경을 쓰는 행사는 단연 부자녀캠프다. 1년에 한 차례 여는

학교 단위 캠프에 불과하지만 효과 만큼은 어떤 외부 행사도 부럽지 않은 탓이다. 가족이 학교라는 교육의 공간에서 1박2일동안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새롭고, 소원했던 부자녀 간의 정을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지난해 캠프때엔 몸이 불편한 장애인 아버지 한 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그럴 여건이 못돼 아쉬웠는데 한을 풀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009년 20여 가족이 참여했던 부자녀 캠프는 지난해엔 40여 가족으로 2배 늘었으며, 올해는 대성황이었다.

3년 연속 캠프에 참여한 학부모 박순창(38)ㆍ김보영(37)씨 부부는 "3학년인 첫째 딸과 1학년 때부터 캠프에 참석했는데 올해는 둘째를 데리고 왔다"며 "다른 가족들에게도 추천했다"고 귀띔했다.

부자녀 캠프의 호응에 고무된 신현초 아버지회는 다른 활동을 구상 중이다. 전문가 등을 초빙한 어린이경제 강좌와 자녀교육을 위한 학부모 대상 강좌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성규(44) 신현초 아버지회 회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는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사랑을 표현할 시간이 없다"며 "1 년에 단 한 번 이지만 아빠와 아이들이 서로 몸을 부대껴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양종회(51) 부회장은 "신현초 만큼은 치맛바람만큼이나 바지바람이 세게 불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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