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첫 홈런이 터졌다. 은평경찰서의 내야수 원성용(30)씨가 초대 대회에서 첫 손맛을 본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9일 경기 고양시 삼송야구장에서 열린 2011 푸른저축은행 봉황기 전국사회인야구대회 6권역 예선 임페투스와 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원씨는 5-3으로 앞선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비거리 90m짜리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로 사회인야구에서는 보기 드문 장타였다. 원씨의 축포 덕에 은평경찰서는 8-4로 승리했다.
이날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원씨는 경기 후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맞았다. 대회 첫 홈런을 기록하게 돼 얼떨떨하다”고 미소 지었다. 원성용 경장은 은평경찰서 경제팀에서 고소고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했으면 첫 홈런의 주인공이 바뀔 뻔했다. 경기가 열린 9일은 원씨의 장남 종빈이의 돌잔치 날. 당초 원씨는 이날 경기에 뛰지 않으려 했지만 팀 동료들의 설득으로 오후 6시 돌잔치를 앞두고 부랴부랴 스파이크 끈을 동여 맸다.
돌잔치 준비로 원씨는 경기 시작 시간(오후 1시) 직전에 간신히 삼송야구장에 도착했다. 정인복(49) 은평경찰서 감독은 원씨가 팀 내 유일한 왼손 타자라 선발 명단을 바꿔 제출하면서까지 투입시키는 믿음을 보였다. 원씨는 “뛰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며 “빨리 씻고 아들 돌잔치를 준비하러 가야 한다. 아들에게 이 홈런을 선물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진 경기에서는 연세대 쇠방망이가 한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의정부 경찰서를 10-0, 4회 콜드게임승으로 꺾었다.
9, 10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 9권역 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고양=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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