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후지무라 야스유키 지음·장석진 옮김/북센스 발행·244쪽·1만5,000원
원자력, 대안은 없다/클로드 알레그르, 도미니크 드 몽발롱 지음·이소영 옮김/흐름출판 발행·228쪽·1만2,000원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은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논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책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대학에서 기초공학을 공부하고 천식을 앓는 딸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발명한 것을 계기로 30년간 1,000여개의 비전력 제품을 만들어온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 그는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면 원자력은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가 쓴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 는 화학연료와 원자력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보여준다. 가령 태양열 조리기로 계란을 부쳐 먹고, 집밖에 비전력 냉장고를 설치해 저장물의 열은 밖으로 빼고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열을 차단해 음식을 보관한다. 온도 차이를 이용해 시계를 만들고 수동식 라디오로 노래를 듣는다. 플러그를>
저자는 "에너지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사회일수록 원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참혹한 원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복지수를 높이면서 전력소비량을 반으로 줄이는 자그마한 궁리와 노력으로도 이런 시스템이 가능할 것이다."
프랑스 지구화학자가 기자와 나눈 대담을 옮긴 <원자력, 대안은 없다> 는 방사능 공포에 빠진 사람들의 원전 폐기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반박한다. 이런 주장은 후지무라와 달리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배경에서 시작한다. 1900년부터 2000년 사이 세계 인구는 3.5배 증가했고 에너지 소비는 10배나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어 원전을 멈추면 석유와 가스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고 결국 에너지 부담액이 훨씬 커져 경제적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냉소한다. 원자력,>
책은 태양열과 지력, 풍력 등 대체에너지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령 식물성 대체원료를 에너지원으로 쓰려면 거대한 농지를 할애해야 전기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현 전력 소비량을 충족하려면 원자력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다.
원자력 안전성 논란에 대해서도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저자는 "원자력을 발명했던 물리학자들은 원자력을 길들여 철저한 통제 하에 열을 산출하고 이로부터 전기를 생산하고자 했다"며 "원자력을 잘 관리만 한다면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강력한 옹호론을 펼친다. 되레 핵무기와 원자폭탄 등 군사적인 악용과 이후 벌어진 원전사고의 이미지가 결합해 사람들이 지나친 원자력 공포를 갖게 됐다며 문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위험은 '비이성적 두려움'이라고 주장한다. 원전사고는 낙후된 시설을 잘 관리하지 못한 탓으로 돌린다.
원전 찬반논란의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책 중 어느 쪽이 더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까.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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