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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프레젠테이션 따라하려다… 주커버그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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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프레젠테이션 따라하려다… 주커버그 낭패

입력
2011.07.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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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최강자 페이스북은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부도 직전의 애플을 정상 궤도에 올린 스티브 잡스도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의 이름 값에는 못미친다. 27세의 주커버그는 69억달러(약 7조2,900억원)의 재산을 보유, 아버지 뻘인 잡스(56)의 재산(61억달러)을 앞질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주커버그지만 잡스를 따라가지 못하는 능력이 있다. 바로 프레젠테이션 기술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이미지에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는 IT업계에서 자사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최적의 수단이다.

주커버그는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인터넷통화업체 스카이프와 손잡고 무료영상통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직접 프레젠테이션 연사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주커버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물고문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표현했다.

주커버그와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CNN은 '신비주의' 전략의 실패를 주커버그의 패착으로 꼽았다. 애플은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비밀을 엄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반면 주커버그는 영상통화 서비스 발표 직전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있을 것"이라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호사가들은 당연히 지난달 비슷한 기능을 선보인 구글플러스를 떠올렸고 이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주커버그는 또 잡스를 모방한다는 냄새를 너무 짙게 풍겼다. 그는 6일 프레젠테이션에서 매일 아침 만나는 이웃으로부터 신제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개인적 경험에 기반해 복잡한 IT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잡스 방식을 따라 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뭐니뭐니 해도 프레젠테이션의 성패는 신뢰감에서 판가름이 났다. 잡스는 일반 대중의 눈높이를 지향했다. 애플의 신기술이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비해 주커버그는 무어의 법칙, 대수함수 등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페이스북의 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비트위크 매거진은 "주커버그가 대중을 거의 최면 상태에 이르게 하는 잡스를 따라 하려다 낭패를 본 꼴"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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