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의 공을 들여 세 번째 도전 만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강원평창이지만 대회 유치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남은 6년 7개월 동안 내실 있게 준비해야 흑자 올림픽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제1회 대회인 샤모니(프랑스)에서 제21회 밴쿠버(캐나다)에 이르기까지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중 흑자를 낸 곳은 릴레함메르(노르웨이)를 포함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평창은 흑자올림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평창유치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서 입장료와 스폰서 수입, 각종 광고 등을 통한 흑자대회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수입 1조393억원, 지출 1조150억원으로 최소 200억원 이상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평창유치위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각종 경기장 시설의 사후 활용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등 투자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주력해 흑자올림픽이 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흑자 올림픽 시나리오
평창유치위는 국내외 글로벌기업의 로컬 스폰서십을 통해 2억달러의 재정 및 기술적 지원을 받고, 공식공급업자를 통해 1억달러의 수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동차, 항공, 정보통신, 백색가전, 인터넷, 스포츠용품 분야의 국제적인 주요기업들이 최상위권 스폰서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과 에너지, 숙박, 관광, 레저, 제약 등 상위권 로컬스폰서로부터 6,000만달러, 식음료와 교통, 회계, 전산, 건설, 경비, 토목 등 중위권 스폰서로부터 4,000만달러의 수입을 각각 예상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입장권 208만2,075장과 패럴림픽 30만장을 발매해 각각 81.9%와 70%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평창유치위는 동계올림픽기간 19만5,000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7.7일)과 한일월드컵(10.74일)의 평균 체류일을 고려할 때 평창동계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8일 가량 머물며 1인당 하루 30만6,000원 가량을 지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 관람객의 소비지출액만 4,778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릴레함메르와 밴쿠버의 교훈
동계올림픽 개최가 흑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98년 나가노(일본) 동계올림픽은 2,800만달러 흑자라고 주장했으나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재정난에 허덕여 적자 올림픽으로 기록되고 있다.
밴쿠버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예산 부족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원을 받더니 결국 적게는 50억달러에서 많게는 100억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핵심 시설이었던 휘슬러 블랙콤 리조트는 결국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에 손을 들었다.
흑자 올림픽을 노리는 평창으로선 과거 실패 또는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개최지의 준비상황과 성공요건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인구 4만4,000명에 불과한 평창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대회는 199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릴레함메르다. 당시 릴레함메르는 인구 2만명이 조금 넘는 산골이었지만 4,000억원이 넘는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림픽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했다.
과잉투자 금지
스포츠와 경제전문가들은 평창이 흑자 올림픽을 달성하기 위해선 과잉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과잉투자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월드컵경기장 10곳 중 흑자를 내는 곳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뿐이다.
평창은 시작부터 철저하게 경제올림픽을 지향해 흑자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올림픽 이후에도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에 힘을 쏟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평창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흑자사례를 연구해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다. 필요이상으로 화려하게 대회를 치르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려고 한다. 도민이 피해를 보지 않는 것은 물론 성공적인 대회로 도민의 삶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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