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선주자들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크다. 특히 정치권 일부에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수도권 총출마론도 거론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가닥이 잡힐지 주목된다.
대선주자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선 총선 결과가 대선후보 경선 및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총선에 출마했다 만에 하나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대선 가도에 서 결정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수도권 등 여야 접전 지역에 출마해 승리한다면 탄력을 얻을 수 있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출마론과 불출마론 모두 나름의 논리를 갖고 있다. 낙선의 위험이 크다는 점, 총선에서 전국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 총선 이후 곧바로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 등이 불출마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지역구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과 대선주자가 출마해 총선의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 등은 출마를 압박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내년 총선 때 수도권에서 여야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선주자들이 수도권에 출마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출마 여부 결심은 기본적으로는 본인의 몫이지만 총선 직전의 여론과 정치적 상황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여야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대구 달성)의 경우 현재 특별한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 핵심 측근 의원은 8일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전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원칙을 중시하고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총선 상황이 어려울 경우 전체 선거 지원을 위해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날 "(박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론 등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몽준 전 대표(서울 동작을)와 이재오 특임장관(서울 은평을)은 일단 자신의 현재 지역구에서 출마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은 "본인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 측근도 "쉬운 지역구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주자 중 손학규 민주당 대표(경기 성남 분당을)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측근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손 대표가 전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서 '대선주자 수도권 총출마론'이 제기될 경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만일 손 대표가 출마하고 이에 맞서 본래 이 지역구 출신인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경우 빅매치가 이뤄질 수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전북 전주 덕진)은 현재의 지역구인 전주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측근은 "여러 요구들이 제기될 경우 검토해볼 것"이라며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호남 불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최고위원(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비례대표 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수도권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아직 정치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부산ㆍ경남 지역에 전격 출마할 수도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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