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김영사의 청소년 교양도서 '앗, 시리즈'가 최근 150권을 끝으로 완간했다. <수학이 수군수군> 을 시작으로 1999년부터 10년 넘게 나온 이 시리즈물은 6월 말 현재 전체 판매량이 1,000만부를 넘는 것으로 출판사는 추산하고 있다. 초등 고학년 이상 청소년 단행본 교양도서 분야에서는 거의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이다. 수학이>
이 시리즈가 출판되자마자 금세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출판계에서 청소년 교양도서, 특히 과학 분야 책들이 그다지 충실하지 못했다는 사정과 무관치 않다. 일부 전집 출판물을 제외하면 청소년 교양과학도서 분야는 거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을 정도의 불모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진가는 공식만 달달 외워야 하는 줄 알았던 수학이나 과학을, 연대기 암기하느라 골머리 앓아야 했던 역사를 만화책 보듯 술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읽는 재미를 갖추면서 교육 효과까지 안겨 주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도서로서도 발군으로 평가할만한 수준이다. 출판사가 소개하는 독자들의 반응도 대부분 "책 읽기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이 재미있게 본다"였다. 값이 싼 서적지를 사용하고 책 날개를 없애는 등 5,000원 안팎으로 책 값을 낮춘 것도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국내 기획물이 아니다. 영국 유명출판사인 스콜라스틱이 내서 인기를 끌었고 학교 부교재로도 쓰인 '호러벌 사이언스(Horrible Science)' 시리즈를 번역한 것이다. 독일 칼슨 출판사 등 다른 해외 출판사 몇 곳의 유사 도서를 시리즈에 추가하고 <사랑해요, 삼국시대> <하늘빛, 한국신화> <고려가 고마워요> 등 국내 기획도 10여권 있지만 기본은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호러벌 사이언스' 시리즈다. 고려가> 하늘빛,> 사랑해요,>
'앗, 시리즈'의 성공으로 출판계에서는 국내 출판 환경과 독자 요구를 함께 읽어내 이 책을 발굴한 박은주 김영사 대표의 안목에 부러움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제는 이 같은 국내 기획물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 시리즈의 꾸준한 인기가 국내 출판계에 던져준 과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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