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지음·김종민 그림·이승숙 옮김/한림출판사 발행ㆍ초등4~중3ㆍ9,500원
아이는 1년 전 엄마를 잃었다. 슬픔에 빠진 아빠와 이기적인 형, 철없는 동생 틈바구니에 끼어 삶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학교 성적도 바닥이다. 어느 날 길가에서 술 취한 맥신 아줌마와 지적 장애가 있는 그의 아들 로널드를 마주친다. 맥신 아줌마는 알코올 중독자에 행색도 남루하다. 로널드는 아줌마 팔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는 절대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이 모자와 계속 엮인다. 동네에서 감자값을 깎다가 마음이 통하는가 하면 엄마를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해주는 맥신 아줌마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아줌마의 도움으로 성적까지 올랐다. 과외비 대신 맥신 아줌마네 마당을 치워주고 심부름을 해주기로 했다.
일은 자꾸 커진다. 아이는 로널드가 장애아동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바자회를 열어 모은 돈으로 빨간 체크무늬 컨버스를 사준다. 어떤 날은 행패를 부리다 구치소에 끌려간 아줌마를 대신해 로널드를 돌본다. 이젠 이들을 하루라도 안 보면 병이 날 지경. 그런데 로널드가 엄마를 떠나 양육 환경이 더 좋은 친척집으로 가게 됐다. 로널드를 태운 자동차를 쫓아 힘껏 내달렸지만 철퍼덕 넘어지고 만다.
책은 평범한 아이가 만남과 이별을 통해 겪는 성장통을 다뤘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가난한 동네 풍경과 소외된 이들의 삶이 편견 없이 묘사됐다. 아이의 걸음이 총총걸음에서 겅중겅중으로 바뀌며 헤어지는 장면에선 찔금 눈물이 난다. 1994년 미국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 수상작. 출판사는 판매금액의 1%를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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