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헬기장 주변 지역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단의 지구물리 탐사에서 금속성 물질의 매립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로써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씨 증언의 신빙성이 높아졌고, 고엽제 드럼통 매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공동조사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한 달여 동안 지표투과레이더(GPR), 전기비저항 탐사(ER), 자력탐사(MS) 세 가지로 실시한 탐사 결과 헬기장 1구역의 중앙과 오른쪽 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콘크리트 덩어리 매립 가능성이 큰 소방훈련지역과 세차구역, 급수관로나 철조망 등의 금속성 물질이 묻혔을 지역을 빼고도 여러 곳에서 곧장 원인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공동조사단은 그 가운데 고엽제 드럼통일 수도 있는 금속성 물체의 존재를 시사하는 징후가 뚜렷한 곳을 비롯한 40개 지점의 토양 표본을 채취하기 위한 시추 작업에 들어갔고, 8월 말께 그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또 캠프 캐럴 내 헬기장 및 D구역 지하수 수질 검사도 실시해 월말에 발표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르면 월말, 늦어도 8월 말이면 캠프 캐럴 고엽제 드럼통 매립 여부 판단에 필요한 기초자료는 확보된다. 우선은 불필요한 논란을 거듭하지 말고, 차분히 조사 과정을 지켜볼 만하다.
다만 드럼통과 같은 밀폐용기가 땅에 묻힐 경우 산소 접촉 정도에 따라 부식 상태가 크게 다를 수 있고, 적잖이 부식된 경우에도 내부 압력과 외부 압력의 우연한 균형으로 내부 물질의 유출이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결국 실제로 의심이 가는 곳의 땅을 파서 드럼통 매립 여부를 확인하는 시굴 조사가 중요하다. 그런데 아직 미국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부실조사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 토양이나 지하수의 고엽제 오염이 확인되고, 드럼통의 존재가 눈앞에 드러날 경우의 최종처리 부담에 대한 합의도 과제다. 늦어도 토양 표본 조사가 끝날 때까지 명확한 합의에 이르는 것이 한미 양측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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