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환자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합성장기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조직을 만들어낸 것이 기술적 개가다. 장기제공자(도너)가 필요없고 거부반응도 없는 이 합성장기 이식의 다음 대상은 한국인 영아가 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FP통신은 파올로 마키아리니(이탈리아) 교수가 이끄는 다국적 의료진이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대학병원에서 36세 남성 환자에게 합성 기관지를 이식했다고 보도했다. 말기 기관지암으로 호흡이 거의 불가능해 한 달 전 이식수술을 받은 이 환자는 빠른 속도로 회복중이라고 의료진은 밝혔다.
마키아리니 교수팀이 시도한 방법은 ▦기관지 모형 제작 ▦고분자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합성기관지 제작 ▦이식수술의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영국 런던칼리지대의 연구원들이 3차원 스캐닝으로 환자 자신의 기관지와 똑같은 모형을 유리로 만들었다. 인공 혈관이나 눈물관을 만드는 데 쓰이는 고분자용액에 이 유리모형을 담갔다 말려서, 생체적합성을 가진 고분자 기관지를 만들었다. 스웨덴에서는 이 고분자 기관지에, 환자의 코에서 채취한 골수 줄기세포를 심어 배양했다. 이틀동안 줄기세포는 고분자에 있는 수백만개의 작은 구멍으로 스며들어 기관지를 구성하는 세포로 자라났다. 단순한 고분자가 생체 조직이 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암세포가 퍼진 환자의 기관지를 제거하고 이 합성기관지를 이식했다.
마키아리니 교수는 "합성 기관지를 제작하는 데에 2~7일밖에 안 걸리고 장기제공자를 찾을 필요가 없어 신속한 처치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기 역시 이런 방법으로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BBC에 따르면 마키아리니 교수는 이 이식 기술을 선천성 기관장애를 가진 생후 11개월 된 한국인 여아에게 적용할 계획이다. 아이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BBC는 수술이 올해 말께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의 장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더 떨어져, 자기 세포를 이용한 이번 방식은 어린이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AFP는 전망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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