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더반에서 '평창의 기적'을 만든 동계올림픽 유치단이 8일 오후 귀국하자 강원 평창군은 다시 한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평창군에는 이날 유치단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100여 개나 걸렸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대형사진과 올림픽 유치를 자축하는 문구가 가득한 20여 개의 대형 애드벌룬도 띄워져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200여명의 군민들은 군청 광장에 나와 "예스 평창!"을 외쳤다.
평창군은 이날 비가 오는 바람에 예정했던 카 퍼레이드를 취소하고 실내에서 이석래 군수 등 유치단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는 선에서 환영행사를 치렀다. 하지만 대관령면, 진부면 등 곳곳에서 한마당 잔치가 벌어졌다.
일부 주민들은 남아공에서 낭보가 전해지던 당시의 흥분을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였고, 음식점들은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송어튀김, 막국수 등을 무료 제공해 잔칫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대관령면 주민 김형식(51)씨는 "자크 로게 위원장이 평창을 외치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며 "2018년에 꼭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민들은 원주-강릉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을 비롯해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경제파급효과가 최대 6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크게 고무된 모습이었다. 염돈설(53) 대관령면 번영회장은 "평창은 이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관광지가 되는 일만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콘돌라 탑승과 숙박료 할인 혜택을 내건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 리조트, 하이원 리조트에는 예약문의가 잇따르는 등 올림픽 유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밋빛 미래에만 빠져있지 말고 현실을 냉정히 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부풀려진 경제효과에 고무되지 말고, 차분하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과 중봉 활강코스 등 환경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각에서 나오는 수십 조원의 경제효과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며 "올림픽을 유치해 기반시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겠지만 축제가 끝난 뒤 엄청난 적자를 떠안는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창=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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