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18명 강원도민합창단 "우리도 평창 유치에 힘 보탰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18명 강원도민합창단 "우리도 평창 유치에 힘 보탰어요"

입력
2011.07.07 17:39
0 0

평창의 기적을 연출한 숨은 주역이 있다. 여든의 시골노인에서부터 음악교사, 어린 꼬마, 강원도로 시집 온 다문화 주부들과 자녀, 군인, 장애인 등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강원 주민 2,018명으로 이뤄진 강원도민합창단이다. 열정의 하모니로 국제올림픽 위원회(IOC) 실사단에 평창과 강원도의 한결같은 마음을 고스란히 전한 이가 바로 그들이다. 오로지 동계올림픽 유치 열정 하나로 뭉친 이들은 2월18일 열린 IOC의 강릉 국제 실내빙상장 실사 현장에서 깜짝 공연을 펼쳤다. 10여분 남짓으로 공연은 짧았지만 2,018명이 하나돼 들려준 그룹 아바(ABBA)의 'I have a dream'과 '아리랑' 선율은 IOC 평가위원들은 물론 전세계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나승연 대변인이 "IOC현지실사 당시 2,018명의 강원도민들이 들려준 하모니와 열정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고 말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7일 0시18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평창"이라는 한마디에 단원들은 그간의 고생담을 털어놓으며 벅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 강릉시 포남동에 살고 있는 최연희(71) 할머니는 "돋보기를 쓰고 매일 악보를 외우던 기억이 난다"며 "평창 유치에 한 몫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활짝 웃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공연을 했던 김석진(15) 군은 "몸이 불편해 도움만 받던 내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작지만 힘을 보탠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뿌듯해했다.

사실 공연이 열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예술감독을 맡기로 했던 박칼린 호원대 교수가 공연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포기한 뒤 후임 지휘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이 때 정남규(51) 원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예술감독을 맡기로 하면서 공연이 무산될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공연을 불과 2주 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연습이 부족했지만 공연 전날과 당일에 걸쳐 무려 9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으로 팀워크를 다져 무사히 공연을 치러냈다.

행사를 기획한 강원도 문화예술과 황형남 담당은 "시간이 촉박해 부담도 많았지만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장애우들과 한국말은 서툴지만 최선을 다했던 다문화 주부들의 열정을 보고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합창단의 꿈은 2018년 2월 평창 알펜시아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릴 개막식 무대에 다시 서는 것이다. 정 감독은 "인류 화합의 장이 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강원도민들의 하모니가 전 세계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평창=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