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힘은 특별하다. 연패에 지친 후배들을 달래고 코칭스태프와 일부러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건 역시 형님들의 몫이다. LG의 대들보들이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전날 최고참 이병규(37)가 극적인 9회 역전 만루홈런으로 4연패를 끊은 데 이어 7일에는 조인성(36)과 박용택(32), 정성훈(31)이 앞장섰다.
4위 LG가 한화를 4-1로 꺾고 5위 롯데와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모처럼 위닝 시리즈를 장식한 LG는 지난달 11일 군산 KIA전 이후 26일 만에 연승을 달렸다. 6월 중반부터 시작된 악몽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양새다.
포문은 공격형 포수 조인성이 열었다. 조인성은 0-0으로 맞선 2회초 한화 선발 장민제의 떨어지는 포크볼을 그대로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서동욱의 안타와 김태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정성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바통은 이날 6번으로 자리를 옮긴 박용택이 이어받았다. 이달 들어 타율이 1할6푼7리에 그칠 정도로 부진에 빠져있던 박용택은 6회 송창식의 직구를 잘 잡아당겨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LG가 뽑아낸 3타점은 모두 평균 연령 33.3세의 베테랑들이 뽑아냈다. 조인성과 박용택은 나란히 시즌 12호 홈런이다.
LG 선발 리즈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6승(7패)째를 따냈다. LG는 6일 박현준에 이어 이날도 또 다시 선발요원인 주키치를 마무리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박종훈 LG 감독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투수 운영으로 매 경기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셈.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주키치는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국내 무대 첫 세이브를 따냈다.
군산에서는 KIA가 넥센을 7-5로 누르고 3연전을 싹쓸이했다. 4연승을 달린 KIA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삼성을 반 경기차로 추격했다. KIA 이범호는 선제 투런 홈런(15호)을 쏘아 올렸고, 타격 선두 이용규는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KIA 선발 서재응은 5이닝 4실점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아 시즌 4승(6패)째를 챙겼다. 최하위 넥센은 3연패. 한편 잠실 두산-롯데, 인천 SK-삼성전은 비로 취소됐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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