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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휴대폰·베개·가방 속에도 여드름균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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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휴대폰·베개·가방 속에도 여드름균이 숨어있다

입력
2011.07.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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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나 루돌프 정도면 참을 만하다. 멍게, 곰보빵, 현무암, 분화구 등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홍익인간 같은 그나마 점잖은 표현도 있는데 말이다. 이런 별명 달고 사는 이들에게 여름은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계절이다. 짜도 짜도 약 올리듯 새록새록 돋아나는 여드름 때문에 속이 상할 대로 상한다.

여드름은 단순히 ‘사춘기의 심볼’만이 아니라 엄연한 병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평생 여름이 괴롭다. 원인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 여드름 네 여드름이 다 같지 않다. 원인이 다르면 당연히 해결책도 다르다.

고인 물은 썩는다

여드름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주범은 세균이다. 건강한 사람의 피부에도 수많은 세균이 산다. 이들 세균을 피부상재균이라고 부른다. 여드름을 일으키는 세균(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도 피부상재균의 하나다. 다만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다른 균들과 달리 여드름균은 증식하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가 만드는 염증이 바로 여드름이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고 땀이 많아지면 피지선의 피지 분비량이 증가한다. 늘어난 피지가 고여 뭉치면 겉으론 하얗게 보인다. 이른바 좁쌀여드름(화이트헤드)이다. 이렇게 피지가 고인 환경이 여드름균이 살기엔 최적의 공간이다. 여드름균은 공기와의 접촉을 싫어하고 기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피지가 고인 곳에 모인 여드름균은 빠른 속도로 증식하면서 지방산 성분을 만들어낸다. 피지와 지방산이 뒤섞이며 피부에 있는 여러 기름성분 간 균형이 점점 깨진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생긴다. 고인 물이 썩는 이치와 비슷하다. 주변 피부도 불그스름하게 변한다. 짰을 때 고름이 나오는 여드름이 바로 이런 상태다.

세균 때문에 생긴 여드름에는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을 써야 한다. 먹는 약도 있고 바르는 약도 있다. 최근에는 항생제 농도를 낮춰 의사에게 처방 받지 않고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물파스 형태의 치료제도 나왔다. 봄여름가을겨울피부과의원 강승훈 원장은 “좁쌀여드름 상태에서도 항생제 성분의 치료제를 바르면 균 증식이 억제되기 때문에 여드름 예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피부 속 환경을 아예 여드름균이 살기 어렵게 만들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약이다. 주성분은 비타민A 유도체로 일반적인 영양제와 달라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

사실 더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선 생활용품부터 살펴봐야 한다. 베개나 가방 휴대전화 유모차 등에 여드름균이 많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확인됐다. 특히 섬유제품 속 여드름균을 제거하려면 세탁뿐 아니라 통풍을 잘 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섬유제품을 보관할 때 신문지를 사이사이에 넣어두면 습기와 기름기가 흡수돼 여드름균 증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화장품보단 피부스케일링

피부 각질 때문에도 여드름이 생긴다. 각질이 두꺼워지면 모공 입구를 막는다. 모공은 피지선에서 분비된 피지가 밖으로 나가는 통로다. 모공이 막히면 피지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해 피부 속에 쌓인다. 피지가 뭉치거나 여드름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럴 땐 피부스케일링으로 각질을 제거해 모공을 열어주면 된다. 문지르면 알갱이 같은 게 생기는 스크러빙 화장품은 여드름 치료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 원장은 “스케일링은 화학약품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반면 스크러빙은 때를 미는 것처럼 물리적으로 각질을 밀어내는 원리로 각질이 확실히 제거되지 않는다”며 “여드름 환자들이 임의로 스크러빙을 해도 치료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만드는 여드름

스트레스도 여드름의 중요한 원인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만든다. 코티솔은 다시 남성호르몬의 하나인 안드로겐을 많이 분비되게 돕는다. 바로 이 안드로겐이 피지선을 성장시켜 피지가 더 많이 만들어지게 해 여드름이 생긴다. 결국 호르몬 불균형이 여드름을 만든다는 얘기다.

이럴 땐 적절한 휴식과 충분한 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신체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식습관과 여드름의 관계에 대해선 20여 년 째 논쟁 중이다. 명확한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스턴트식품이나 기름진 음식이 여드름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되지 않는다는데 대해선 많은 전문가들의 동의하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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