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칼슘을 많이 먹을수록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칼슘 섭취량과 골다공증 예방 효과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준치 이상을 섭취할 경우 골다공증 예방 효과는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은 1987년 44~63세이던 스웨덴 여성 6만1,433명을 2006년까지 19년간 관찰했다. 연구진은 피연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칼슘섭취량 하루 750mg이 기준이다. 하루 750mg 이하 섭취자와 750mg 섭취자, 750mg 이상 섭취자로 나눠 골절이나 골다공증을 겪은 여성의 비율을 따져봤다. 피연구자중엔 1만4,728명이 골절로 다쳤고 1,012명이 골다공증을 앓았다. 조사 결과 기준치인 하루 칼슘 750mg을 섭취한 그룹이 750mg 보다 적게 먹은 그룹보다는 골절과 골다공증에 덜 걸렸다. 골절은 19%, 골다공증은 47%가 적었다. 하지만 750mg 이상 섭취한 그룹과 750mg만 섭취한 그룹의 수치는 거의 비슷했다.
연구진은 "칼슘을 적당히 먹으면 골절이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좋지만, 많이 먹는다고 해서 그 효과가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자료는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됐다.
몸 안의 칼슘은 약 99%가 뼈에 존재한다. 골격을 형성하는 기본물질이 바로 칼슘이다. 나머지 1%는 호르몬 분비와 근육의 수축, 이완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칼슘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오히려 심장에 해롭다. 칼슘이 혈관 벽에 쌓이면서 혈액이 원활히 흐르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쌓인 칼슘으로 인해 심장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줄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의 경우 50세 이상 여성의 칼슘 하루 섭취 권장량은 700mg이다.
임승길 연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갱년기가 지나면서 뼈가 약해진 여성들은 적당량의 칼슘 섭취와 함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을 맞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v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