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2018동계올림픽 유치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탠 조연들의 역할이 큰 힘이 됐다.
7일 평창 유치위에 따르면 조규형(61) 부위원장과 한만수(54) 강원도 동계올림픽 유치지원단장, 김만기(51) 미디어 홍보부장, 오원종(53) 기획처 전략기획팀장 등 실무 중간 간부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평창의 꿈을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이건희 IOC위원, 김진선 특임대사, 김연아 못지 않게 박수를 받을 만하다.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해 말 평창 유치위에 합류한 조 부위원장은 멕시코를 비롯한 북중미와 브라질, 카리브해 연안 국가 등 중남미 IOC위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한만수 단장과 김만기 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도전사의 산증인이다. 이들은 강원도가 처음 출사표를 던진 2000년 10월부터 줄곧 유치위에 몸 담아 왔다. 세 번째 도전 끝에 꿈을 이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 단장은 알펜시아 등 시설준비 업무를 맡았다. 또 눈이 없는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초청해 동계스포츠를 접할 수 있게 해 주는 '드림 프로그램'을 무리 없이 치러냈다.
김 부장은 2003, 2007년 도전에 이어 이번에도 국제홍보 업무를 맡아 평창의 강점을 세계에 알렸다. 특히 '30분 내에 모든 경기장을 이동할 수 있는 컴팩트 한 올림픽'이라는 이슈를 부각시켜 IOC위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유치위에 처음 발령 받을 당시 영어와 씨름하며 며칠 밤을 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평창 유치위의 기획통인 오원종 팀장은 부친을 잃는 아픔을 딛고 올림픽 유치를 일궈냈다. 오 팀장은 선발대로 일찌감치 남아공으로 날아온 터라 지난달 29일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유치위는 오 팀장이 몇 년 전 두 명의 남동생을 잃어 유일한 상주라는 점을 감안해 귀국하도록 종용했지만 오 팀장은 "올림픽 유치가 우선"이라며 더반에 남아 일을 수행했다. 대신 동료들이 춘천의 빈소를 지켰다. 그것이 아버님의 뜻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30년의 강원도청 공무원 생활 중 가운데 3분의 1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었다"며 "이제 아버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된 것 같다"고 울먹였다.
평창=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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