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부조작 파문으로 지금까지 모두 55명의 선수들이 적발됐다. 검찰의 1차 수사 발표에서 선수 9명이 기소된 데 이어 2차에선 46명의 선수가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3차 수사에서도 승부조작 혐의자가 다수 나올 전망이다.
당장 50명 규모의 선수가 K리그에서 뛸 수 없게 되자 각 구단들은 리그 운영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9명이 연루된 상주상무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상주는 골키퍼 4명 중 3명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고, 1명은 퇴장징계로 9일 FC서울과 원정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로 인해 상주는 사상 처음으로 골키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필드 플레이어를 임시 골키퍼로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 승부조작 파문을 겪고 있는 프로축구의 씁쓸한 현실이다.
대구(6명)와 부산(4명)도 주전 수비수들이 승부조작 혐의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돼 선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검찰의 3차 수사 발표가 이어진다면 K리그 선수 가뭄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선수 부족 현상으로 파행운영이 예고되고 있지만 프로축구연맹은 리그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안기헌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3차 수사 발표에서는 추가 혐의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전에도 계속 이야기 했지만 리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단도 있다’는 말에 안 총장은 “구단들의 상황을 배려하기 위해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정 연기를 검토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승부조작 관련자 수만 100여명에 달하는 K리그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K리그와 해외의 승부조작 사건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중국과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등은 휴식기에 승부조작 사건이 본격적인 수사대에 올랐고, 징계가 내려졌다.
그리스는 현재 K리그와 가장 비슷한 처지다. 그리스 슈퍼리그에서 83명의 선수가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리스 역시 이미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리그 운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태 수습이 진행되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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