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각 프로구단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이성희)는 7일 지난해 6~10월 열린 6개 구단의 15경기(컵대회 2경기 포함)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K리그 현역선수 46명을 적발, 이 중 승부조작 대가로 2,300만원을 받은 전남드래곤즈 김모(24) 선수 등 10명을 구속 기소하고, 3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불구속 기소된 선수들 중에는 400만원을 받았다고 자진 신고한 전 국가대표 최성국(32ㆍ수원삼성블루윙즈)을 비롯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자수한 21명이 포함됐다.
검찰은 현역 선수 외에도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 낀 3개 브로커 조직과 전주 등 17명을 적발해 8명을 구속하고 3명은 불구속, 6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중간수사 발표에서 군 검찰에 넘겨 구속된 전 국가대표 공격수 김동현(27ㆍ상주상무피닉스)등 K리그 현역 선수 10명(6명 구속, 4명 불구속)과 브로커, 전주 등 4명(2명 구속, 2명 불구속)을 기소하고, 조직폭력배 2명을 기소중지 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선수들은 스포츠토토 고액배팅을 노린 브로커로부터 승부조작 기여 정도에 따라 한 명당 최소 330만원에서 최대 3,100만원씩의 금품을 받았다. 승부조작 대상은 골키퍼, 수비수, 공격수, 미드필더 등 전 포지션에 걸쳐 망라됐고, 주전급은 물론이고 프로 데뷔 1년차 신인급 선수들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승부조작은 뒷돈을 대는 전주나 선수 출신 브로커가 학교나 팀 후배를 포섭해 매수자금을 건네면, 이 선수가 다시 팀 동료를 끌어 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1차 수사에게 8개 경기에 관여해 전주와 브로커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김동현의 경우 스포츠토토에 불법 배팅해 4억원의 배당금까지 챙긴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금품 연루 선수들은 승부조작에 실패할 경우 브로커에게 돈을 돌려주곤 했는데, 향후 전주나 브로커들로부터 조작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국가대표로 올림픽팀 주장을 맡고 있는 홍정호(22) 선수의 경우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돈을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을 파악했지만 소속 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팀의 승부조작 여부가 규명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제주FC, 경남FC, 인천유나이티드 등 3개 팀에서도 승부조작 정황이 포착돼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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