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는 그간 소외됐던 '비인기 동계 종목'의 발전에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스하키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남자 아이스하키는'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특히 1998년 나가노 대회부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문호가 완전 개방된 후 각국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 '진정한 세계챔피언'을 가리는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이스하키의 불모지다. 미국의 아이스하키 전문 저널리스트 그렉 위신스키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 아이스하키의 현실을 냉소적으로 평가한 글을 올렸다. 위신스키는'한국의 등록 선수는 켄터키주(미국의 대표적인 아이스하키 불모지)보다 적고 전력을 고려할 때 한국과 캐나다가 평창에서 맞붙는다면 최소 161골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고 비꼬았다. 과장이 심하지만 한국 아이스하키의 열악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올림픽 유치를 10년간 추진하며 한국 동계종목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유독 아이스하키만큼은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기량 향상을 위한 투자도,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도 이뤄지지 않았다. 양승준 안양 한라 사무국장은 "해외에서는 동계종목 가운데 아이스하키의 비중을 높게 보고 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평창 대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7년.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에 개최국이 나서지 못하거나 기록적인 점수 차로 대패하는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2006년 토리노 대회를 끝으로 남자 아이스하키 개최국 자동 출전권은 폐지됐다. 2010년 밴쿠버 대회의 경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부터 9위까지가 본선에 직행했고 10위부터 30위 팀이 출전한 예선을 통해 3개 팀이 가려졌다. 현 체제가 유지될 경우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 출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동출전이 보장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경기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전력 차이가 나면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외교적 노력과 경기력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면 올림픽 유치는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양승준 사무국장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근 2~3년간 한국 아이스하키는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자동출전권을 부활시키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중장기 발전계획이 수립된다면 올림픽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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