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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용평가사에 전면전 포고

입력
2011.07.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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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들이 정치 플레이를 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에 대한 유럽의 불만이 폭발했다. 무디스가 5일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4단계나 떨어뜨리면서 유럽의 재정위기 극복에 찬물을 끼얹자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신용평가사를 일제히 공격했다.

7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각국이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신용평가사들이 재정위기 해법 모색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스 구제금융에 민간채권단 포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르투갈마저 정크 등급으로 강등시킴으로써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유럽 전체에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신용평가사의 독점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무디스는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강등한)실수와 과장에 책임이 있다”며 “발표 시기와 등급 내용의 관점에서 심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포르투갈 정치권과 기업들은 “복부에 펀치를 맞았다” “부도덕하고 모욕적인 결정”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결정이 유럽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에 대한 유럽의 불만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빅3 신용평가사가 고위험 금융상품에 높은 등급을 매겼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특히 비판이 많았다. 천문학적 국가부채에 허덕이는 미국보다 유럽국가들을 낮게 평가하는 등 미국에 유리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논란거리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은 6일(현지시간)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올해 초부터 신용평가사 활동에 규제를 강화해온 데 이어 유럽 수뇌부들이 유럽 지역을 다루는 독립 신용평가사 설립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프 클린츠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 신용평가사를 재단 형식으로 설립하되 재정과 인사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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