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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해냈다/ 피겨여왕, 프레젠테이션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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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해냈다/ 피겨여왕, 프레젠테이션도 '금메달'

입력
2011.07.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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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는 했지만 뜻밖의 결과였다. 1차 투표에서 끝내자는 희망으로 득표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득표를 할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를 사흘 앞둔 3일(현지시간) 오후 더반시내 엘렝게니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뮌헨측이 평창 깎아 내리기에 올인 한 느낌이다. 평창이 내건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동계스포츠의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그런 점에서 2018 동계올

림픽 개최권은 평창에 넘어왔다고 봐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번 평창 프레젠테이션(PT)은 두 가지 의미에서 앞선 두 차례 도전 때와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첫 번째가 김연아(21)가 합류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컨설턴트 테렌스 번즈(53·미국)의 지휘를 꼽았다.

박회장은 평창 PT의 '종결자'는 김연아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었다. 역시 김연아였다. 김연아가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6일(현지시간) 최종 PT에서 다섯 번째 주자로 나섰다. 평창유치위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김연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김연아는 직접연설 3분과 영상메시지 4분을 합해 모두 7분에 걸쳐 차분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경험담을 엮어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만 하는 이유'를 풀어나갔다. 김연아는 "내가 어릴적 나가노 동계올림픽(98년)을 보고 꿈을 키웠듯이 평창동계올림픽이 아시아의 다른선수들에게도 같은 꿈을 이루는 데 새로운 지평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특히 PT도중 모두 두 번에 걸쳐 IOC위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PT 3번째 주자로 나와 영어연설로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이명박 대통령도 더반에서 머문 5박6일간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의 정상회담(5일) 외에는 공식행사를 열지않고 평창유치 호소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대통령은 특히 3~5일까지 IOC 위원들이 머무는 힐튼호텔에 별도의 방을 잡아 놓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며 비공개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유치전의 핵심은 평창과 뮌헨 지지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부동층 위원들을 잡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20여명에 이르는 부동층 위원들을 대부분 만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치전이 임박한 지난달부터 IOC 위원들의 개인적 관심사와 친분관계를 활용한 '맞춤형 서한'을 써 우편이 아닌 각국 대사나 특사를 통해 전달했다. 또 전화 공략에도 힘을 쏟아 어떤 위원과는 10차례의 시도끝에 전화통화에 성공했고, 일부러 전화를 피하는 한 위원에게는 메시지를 남긴 뒤 통화에 성공해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건희 IOC위원도 막강한 영향력으로 득표전의 판세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도 "유치활동을 통해 IOC내에서 이 위원의 파워를 실감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삼성 동계올림픽이 동의어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2일 더반에 입성한 이 위원은 삼성의 해외정보력을 총동원해 유치위에 "이 정도면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반(남아공)=최형철기자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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