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카지노 운영업체 강원랜드의 직원 유니폼 제작 잡음(본보 7월 1일자 11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니폼 샘플의 이탈리아 원단 복제시도 논란에 이어 강원랜드 직원의 뇌물 상납요구 의혹 및 유니폼 제작업체 선정과정에 특정업체를 밀어준 정황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원랜드측이 유니폼 제작업체 입찰과정에 특정업체가 예정가에 가까운 금액을 써내는 등 여러 석연찮은 점이 발견돼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불법행위와 관련한 일부 단서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강원랜드의 새 유니폼 입찰에서 4개 제작업체가 응찰, 예정가나 다름없는 수준의 금액(99.6%)을 써낸 A업체가 선정됐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예정가의 85% 수준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의 새 유니폼 사업은 카지노와 호텔, 콘도, 리조트, 스키장, 골프장 직원 4,200여명이 사계절 입는 49종 1만5,000여벌을 제작하는 것으로, 전체 예산 규모는 50억원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했던 제작업체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제작업체 선정 공고가 나기 전부터 강원랜드 관계자가 A업체 관계자를 만나 '유니폼 제작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써주겠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진술을 확보, 관련자를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4월 19일 제작업체의 프레젠테이션 심사 전 강원랜드측이 유니폼 디자인업체인 B사의 디자이너에게 '심사에 참석하지 마라'고 통보한 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니폼의 디자인을 가장 잘 구현할 제작업체를 선정하는 심사에는 해당 디자이너가 참석하는 게 관행이어서 디자이너의 심사 배제가 특정제작업체 밀어주기와 관련이 있는 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또 "디자인업체 B사가 강원랜드와 계약 직후 억대의 명품 가방과 옷의 상납을 요구받고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장 온 강원랜드 관계자에게 제공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사실 여부와 함께 대가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11월 디자인업체 B사와 유니폼 디자인 계약을 맺었으며, 원단 선정과정에서부터 갈등을 빚어오다 계약 미이행에 따라 지난달 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B사가 계약해지 상황에 놓이자 뇌물상납 등 없는 사실을 꾸며내고 있다"며 "심사에서 디자이너를 배제한 것도 다른 심사위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내부의견에 따른 것으로 제작업체 선정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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