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 최대 몽골 탄광 입찰서 뒷통수 제대로 맞은 한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 최대 몽골 탄광 입찰서 뒷통수 제대로 맞은 한국

입력
2011.07.06 17:35
0 0

한국광물자원공사와 8개 국내 민간기업(포스코 한국전력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STX 경남기업 한화 삼탄)으로 이뤄진 한국컨소시엄이 세계 최대 규모 유연탄 탄광으로 꼽히는 몽골 타반톨고이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한국, 일본과 컨소시엄을 꾸렸던 러시아 측이 몽골과 손을 잡았는데도 우리 정부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느슨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일 지식경제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몽골 정부는 내각 회의를 열어 타반톨고이 찬키(Tsankhi) 블록 1광구 개발 사업자로 ▦중국 신화-일본 미쓰이 컨소시엄(지분율 40%) ▦러시아-몽골 컨소시엄(36%) ▦미국 피바디(24%) 등을 뽑았다.

몽골 남고비도 울란누르지역에 위치한 타반톨고이 광산은 전 세계 3대 미개발 광산 중 하나로, 제철 공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점결탄을 포함 광물 64억 톤이 매장돼 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도 이번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었고, 광물공사는 지난해 12월 일본, 러시아와 손을 잡고 이번 사업자 선정 국제입찰에 참여했다.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은 당시 "몽골이 중국 러시아와 정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인데 러시아와 손을 잡아야만 중국을 이길 수 있다"며 "러시아국영철도공사의 합류로 수송까지 책임질 수 있어 채굴, 제련에만 치중한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몽골 정부는 지난 3월 한국-러시아-일본 컨소시엄을 포함해 6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뽑았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러시아는 한국 일본이 아닌 몽골과 손을 잡고 사업자에 뽑혔다.

지경부와 광물자원공사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지경부는 "1차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없었던 러시아-몽골 컨소시엄의 참여는 국제 입찰의 절차를 어긴 것"이라며 일본 측과 함께 국제 입찰을 불공정하게 진행한 몽골 정부에 공식 항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소식통은 "몽골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국가 경제를 키울 절호의 기회로 보고 치밀히 준비했다"며 "처음 계획과 달리 직접 광산 개발에 뛰어든 것도 더 많이 얻겠다는 계산"이라고 덧붙였다. 몽골 정부는 자신들의 합류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한국 컨소시엄 말고 중국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쓰이) 등 주변 강국에게 고루 지분을 나누는 '노련함'까지 보였다.

몽골 현지 관계자는 "몽골은 기름을 대부분 러시아에서 공급 받는데 최근 러시아가 몽골에 대한 기름 공급량을 갑자기 줄여 기름 확보 전쟁이 일어났다"며 "러시아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몽골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주 몽골 에너지 장관이 비밀리에 러시아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컨소시엄은 최종 사업자 선정을 낙관하고만 있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조만간 몽골을 직접 찾을 것이라는 말이 현지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 자원 개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주요 강국들이 정치 경제 외교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전쟁"이라며 "앞으로 해외 자원개발에도 상당히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