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노조가 6일 공동으로 4대 보험 관리체계를 통합ㆍ연계해 수급 혜택을 늘리자 취지에서 '사회보험발전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4대 보험은 각각 16~4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 개개인이 보험 중 몇 개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4대 보험과 관련 저소득층일수록 혜택에서 배제되는 소득역진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지만, 각각 따로 돌아가는 관리 시스템 탓에 서로 빈 곳을 보완 해주는 연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현재 4대 보험은 행정적 편의를 위해 보험료 징수만 통합돼 있을 뿐, 수급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에서는 전혀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상호 협의회 정책팀장은 "스웨덴의 경우 국민 개인이 자신이 내는 사회보험료 총액과, 그로 인해 받게 되는 수급액 총액을 일괄적으로 알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통합 관리가 안돼 이쪽 보험에서 혜택을 못 받은 사람이 저쪽 보험에서도 혜택을 못 받아도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0년 8월 현재 취업자의 42%만 가입돼 있으며, 고용보험도 임금 근로자의 58.9%만 가입돼 있다. 비정규직일수록,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가입률이 낮다. 주로 저소득층 위주로 배제돼 공공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두 보험에 모두 가입이 안된 비율도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이 안 된다.
협의회는 만약 통합관리체계가 완성된다면, 여러 보험에서 모두 혜택이 배제된 저소득층을 찾아내고 지원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국내 산업재해 승인률이 국제기준에 비해 무척 낮아 산재를 당한 피해자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피해자들을 건강보험 지원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통합관리 체계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서울대 의대 이진석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건보 이용 환자 중에서 22.5%가 직장에서 재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정부의 공식 산업재해자의 30배에 이르는 수치다.
협의회는 향후 연구용역을 발주해 구체적인 4대 보험 통합관리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협의회는 이날 출범식 선언문에서 "우리나라는 초라한 복지예산마저도 각 부처, 지자체, 각 사회보험으로 분산돼 전혀 연계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며 "집행의 비효율성, 적정배분의 실패로 복지혜택의 사각지대를 더욱 확대시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회갈등지수 최고라는 사회비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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