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흔들림 현상으로 이틀째 폐쇄됐던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건물이 7일부터 일부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입주점포 관계자들은 "이번 소동으로 테크노마트 이미지가 훼손돼 영업 손실이 우려된다"며 반발하는 등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오전부터 테크노마트 주변은 어수선했다. 건물관리업체인 프라임산업 측에서 출입 인원을 150명으로 제한하자 일부 상인들이 항의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출입을 저지당한 한 상인은 "어제 안내방송만 듣고 아무 것도 안 챙겨 나왔는데 출입을 통제한다는 공고도 없이 못 들어가게 하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매동 2층 가전제품 매장을 다녀온 오상훈(33)씨는 "어제까지 주문된 제품이 60건인데 고객들에게 제때 전달하기 위해 급히 물품을 챙기러 왔다"며 "나는 출입이 가능해 문제가 없지만 들어오지 못한 상인들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동 5층에서 10년째 침구류 매장을 운영하는 신정규(34)씨는 "혼수품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라 고객들에게 배달이 늦어진다는 걸 알려야 하는데 장부가 매장에 있어 전화도 못 돌리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부터 취재진과 대책회의 참가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건물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린 입주자들도 많았다. 31층 사무실에 있는 계약서를 가지러 왔다 출입을 통제당한 박모(27)씨는 "7월이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이고, 상반기 결산을 해야 하는 때라 업무량이 많은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퇴거 명령으로 사무실을 잃은 업체들은 임시 근무처를 마련해 업무를 이어갔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테크노마트 지점은 인근 구의공원에 임시 차량점포를 설치하고 입출금 서비스 등을 이어갔다. 사무동에 입주한 삼안그룹은 서울시내 한 호텔 회의장을 빌려 업무를 보고 있고, 한글과 컴퓨터는 재택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휴업 상태가 지속돼 영업 손실도 컸다. 프라임산업 관계자는 "테크노마트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평일 기준으로 30억원인데 이틀간의 휴업으로 6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판매동 지하에 입주한 롯데마트의 경우 신선식품은 인근 마트로 옮겨 손실을 막았지만 하루 2억4,000만원 안팎의 매출 손해에 애타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퇴거 명령 기간의 영업 손실보다 이미지 훼손을 더 우려하고 있었다. 휴대폰 도매점을 운영하는 한모(41)씨는 "7일부터 영업은 일부 재개됐지만 인터넷 쇼핑몰에 고객을 빼앗겨서 가뜩이나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테크노마트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겨 상권이 몰락할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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