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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해냈다/ 약속의 땅 더반서 '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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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해냈다/ 약속의 땅 더반서 '새 신화'

입력
2011.07.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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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에서 신화의 땅으로. 6일 오후(현지시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이라고 외쳤다. 숨죽이며 발표를 기다리던 평창유치단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껑충껑충 뛰었다. 10년을 기다려온 평창의 꿈이 이루어지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이들이 밟고 있는 그곳은 바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항 더반이었다.

더반은 지금까지 한국에 두 번의 선물을 안겨준 행운의 땅이었다. 첫 번째 선물은 홍수환에게 줬다. 1974년 24세의 청년 홍수환은 6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고 더반에 도착했다. 남아공 출신의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와 맞붙은 WBA(세계복싱협회) 밴텀급 세계 타이틀전에서 홍수환은 4차례 다운시키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15회 판정으로 왕좌에 올랐다.

당시 홍수환은 승전보를 날리면서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에 홍수환의 어머니 황농선씨는 "장하다, 대한민국 만세다"라고 화답해 큰 화제를 낳았다. 한국 복싱 사상 두 번째 세계 챔피언 등극. 한국 복싱 사상 첫 해외원정 세계챔피언이 됐다.

두 번째 낭보는 26년 뒤에 나왔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16강행을 결정짓는 조별리그 3차전이 더반에서 열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나이지리아와 최소한 비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 있었다.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이정수와 박주영의 골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겨 사상 첫 해외원정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1, 2차전에서 부진했던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더반 땅에서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이제는 더반을 '약속의 땅'이라고만 부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이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으로 더반이 한국 국민에게는 '신화의 땅'으로 거듭난 셈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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