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낙후됐던 국내 동계스포츠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이후 6번의 동계올림픽 중 5번이나 '톱10'에 들었지만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45개의 메달 가운데 37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올 정도로 한 종목에 편중돼 있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전까지 31개의 메달 중 쇼트트랙이 아닌 종목에서 수확한 것은 스피드스케이팅의 김윤만(1992년 알베르빌)과 이강석(2006년 토리노)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게 전부였다. 그마저도 모두 빙상 종목에서 배출돼 설상이나 썰매 등 나머지 종목은 대회가 열릴 때마다 '들러리'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이 전환점이 됐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걸출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빙속 3총사'인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평창 유치에 큰 힘이 된 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고른 메달 분포를 보일 것이라는 게 체육계 인사들의 전망이다.
'선진국형 스포츠'라는 별칭에서 느껴지듯 동계스포츠는 유난히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이 많다. 빙상 종목을 치르려면 규격에 맞는 아이스링크가 필요하고 설상 종목은 아예 험한 산을 깎고 다듬어 거대한 스키장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여기에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도 고가품이 많고 여름에는 시원한 곳으로 전지훈련까지 떠나야 하니 경기를 준비하는 데만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 고작 수십억 원대 예산으로 1년을 지내는 경기단체의 힘으로는 세계적인 선수를 길러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당장 번듯한 경기장이 종목별로 들어서면 해당 종목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토대가 마련된다. 좋은 훈련 환경은 주변의 관심을 끌어 유망주 발굴이 쉬워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따내기도 벅찼던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10위권을 노리는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르면서 한 단계 발전한 한국 축구는 수많은 해외파 선수를 배출하는 등 세계의 중심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다. 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불모지' 신세를 면치 못하던 한국 육상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라는 시각이 많다. 바야흐로 동계스포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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