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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은기자의 까칠한 시선] '무한도전''나가수' 음원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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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은기자의 까칠한 시선] '무한도전''나가수' 음원 싹쓸이

입력
2011.07.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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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원 차트 분리해야 신곡 들을 수 있을까

MBC '무한도전' 서해안가요제와 '나는 가수다(나가수)'의 음원이 공개되면서 며칠간 인터넷 음원차트는 그야말로 이들의 독무대였다. 음반 제작 관계자들은 '싹쓸이' '점령' '초토화' 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며 울상이다.

2년 만의 가요제로 관심을 모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노래는 각종 음원 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실시간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열광적인 반응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6일 오후 3시 현재 음원 사이트 도시락의 실시간 차트는 1위 박명수-지드래곤의 '바람났어'를 비롯해 2, 3위 유재석-이적의 '압구정 날라리'와 '말하는 대로' 등 8위까지 무한도전 판이었다. 10위권에 든 신곡은 현아의 'Bubble Pop!'(9위)과 티아라의 'Roly Poly'(10위)뿐. 신곡을 내고 TV에서 홍보를 팍팍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방송 초반보다는 힘이 빠졌지만 '나가수' 역시 박정현의 '겨울비' YB의 '빙글빙글' 등을 필두로 꾸준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앨범 제작자들은 아예 '나가수' 음원이 풀리는 주초를 피해서 음반을 출시하는 실정이다.

대중이 오래 공들여 만든 '무한도전'의 노래나 매번 감동을 주는 '나가수'의 노래들을 찾고 그 결과 이른바 '음원 차트 올킬'현상이 벌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음원 차트에 내재된 '밴드왜건'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는 한 달에 몇 곡씩 다운받을 수 있는 정액제로 운영되며, 소비자들은 주로 톱10이나 추천 음악에 든 곡들을 패키지처럼 다운받는 게 보통이다. 최소한 음원 차트만이라도 분리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영혁 소니뮤직 마케팅 본부장은 "차트나 추천곡에 들어서 노출이 좀 돼야 음원이 팔릴 텐데 새로운 노래가 여기에 끼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나가수'의 신정수 PD도 최근 "나가수 음원이 시장을 석권하는 게 좋지만은 않다"면서 "음원 사이트에 차트를 따로 만들어달라고 계속 요구했다"고 밝혔다.

'무한도전' 음원은 2년 만에 나온 '이벤트성 복병'이라지만 '나가수'가 매주 쏟아내는 음원은 상당기간 음원 시장을 쥐고 흔들 것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옛날 노래 다시 부르기로 화제가 되고 있는 KBS '불후의 명곡2'는 제작진과 아이돌 그룹 소속사 간 협의 끝에 음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옛 음악이 되살아나 새로운 감동을 주고 '무한도전'이 만든 노래처럼 대중의 호응을 받는 또 다른 문화가 생기는 건 여러모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신곡들이 묻히는 현실을 마냥 그대로 둬도 될까. 음원 차트를 분리하자는 가수들과 음반제작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일만은 아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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