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각종 복지 관련 요구에 지속적으로 경계감을 표시해 온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심성 복지정책을 '포크 배럴(돼지고기통) 정치'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오찬 간담회 연설문에서 "'포크 배럴 정치'(pork barrel politics)의 리스크를 최소화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크 배럴의 사전적 의미는 '돼지고기를 담는 보관통'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주로 정치인들이 지역주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예산을 따내려는 행위 등을 빗댄 비판적 의미로 널리 쓰인다. 남북전쟁 이전 농장주가 통에서 돼지고기를 꺼내 던져주면 노예들이 서로 먹기 위해 다투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박 장관의 이날 비유는 최근 여ㆍ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정치권 등의 복지 확대 요구를 재차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국가재정의 대차대조표도 생각하지 않고 균형감을 잃은 채 과도한 지출을 부추기는 정책은 표만 의식한 무책임한 논의라는 비난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돼지고기통' 비유에 대한 논란이 일자 재정부는 "의회정치의 구태를 비판하기보다는 특정 분야나 계층의 이익만 대변하는 정책에 맞서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취임사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지키려면 우후죽순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영화 <300>에 나오는)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테르모필레 협곡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밝혀, 야당 국회의원들에게서 "(복지향상을 요구하는) 야당은 페르시아 군대란 말이냐"는 반발을 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