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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타블로이드지 '추악한 도청'/ 실종소녀 휴대폰 메시지 녹취·삭제에 비난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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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타블로이드지 '추악한 도청'/ 실종소녀 휴대폰 메시지 녹취·삭제에 비난 줄이어

입력
2011.07.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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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사의 휴대폰 도청으로 물의를 빚어 온 영국 타블로이드지 뉴스오브더월드가 납치 후 살해된 13세 소녀의 휴대폰까지 도청한 사실이 4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의 보도로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포드 등 일부 기업들은 신문광고를 거부하고 나섰다.

특종에 눈이 먼 신문은 소녀의 음성메시지를 녹취하고 삭제까지 해 부모와 경찰에 그가 살아있다는 잘못된 희망을 주었다. 2002년 3월 13세 소녀 밀리 다울러가 영국 남부 월튼온템즈의 학교에서 귀가하던 길에 실종된 뒤 뉴스오브더월드는 사립탐정의 도움으로 밀리의 휴대폰을 도청, 딸을 찾는 가족들의 절박한 음성메시지를 엿들었다. 메시지함이 가득 차자 새로운 메시지를 저장하기 위해 메시지를 삭제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다울러의 부모는 그녀가 살아 있다는 희망을 가졌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그녀는 실종 6개월 뒤 유골로 발견됐다. 그 사이 뉴스오브더월드는 소녀 가족들을 독점 인터뷰하기도 했다.

다울러의 가족들은 뉴스오브더월드의 도청이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며 이 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5일"정말 끔직한 일"이라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당시 뉴스오브더월드의 편집장으로 지금은 이 신문의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사장이 된 레베카 브룩스는 "믿기 힘든 내용"이라며 "사실로 드러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이 신문의 도청 보도는 2006년 왕실 담당기자 클라이브 굿먼이 사설탐정 글렌 멀레이를 고용해 휴대폰 음성메시지 600여건을 도청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처음 드러났다. 이후 정치인, 배우, 가수 등에 대한 도청 사실이 지속적으로 밝혀졌고 피해자들의 소송도 잇따라 배상금으로 2,000만파운드(약 340억원)를 책정했다.

영국 내에서는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이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를 인수하려는 데 대해 "메이저 언론을 경영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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