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불법 대출 수익금을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본사로 빼돌렸다가 감독 당국에 적발됐다. 이 은행은 특히 법무팀 묵인 아래 조직적으로 불법 대출을 전개했으며, 거짓 소명자료를 만들어 감독 당국의 눈을 속이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개 기업과 백금과 팔라듐 등 1억1,700만달러의 귀금속을 빌려주는 '메탈론' 거래를 했다. 이 은행은 메탈론이 국내법상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법무팀 방조 아래 런던 본사가 수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서류를 꾸몄다. 또 이 거래에서 벌어들인 13만4,000달러 수익금을 스탠다드차타드 본사 계정으로 송금했다.
SC제일은행은 감독 당국이 관련 사실을 추궁하자 '본사가 주도했으며, 단순한 심부름만 했다'는 내용의 거짓 소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또 금감원 검사에서 자신들이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자, 관련 소명을 철회하고 빼돌렸던 수익금도 국내로 재입금 시켰다.
금융위는 이날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SC제일은행 부행장 2명을 포함한 임직원 5명에게는 감봉 조치를, 7명과 12명에는 각각 견책과 주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위는 또 신용정보법을 어겨 개인신용정보를 466차례 무단 조회한 SC제일은행 직원 10명에 대해서도 은행 측에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법인에는 과태료 450만원을 부과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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