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4 전당대회를 통해 들어선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뚜렷한 특징이 발견된다. 첫 번째는 친이계가 확연히 퇴조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판ㆍ검사 등 법조인 출신이 많다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를 포함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7명의 핵심 지도부 중 친이계 또는 친이 성향 인사는 원희룡 나경원 최고위원 등 2명뿐이다. 반면 친박계 또는 친박 성향 인사는 3명이고, 중립이지만 친박계에 우호적인 인사도 2명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친박계 핵심 인사이다.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중립이지만 친박 성향이다. 홍 대표도 중립이지만 친박계의 지원에 힘입어 대표가 됐고, 남경필 최고위원은 중립 소장파다. 친이계의 와해와 친박계의 약진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도부 구성이다. 7명의 지도부에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포함해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인 최고위원단이 구성된다.
새 지도부와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때 들어선 지도부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1,2,3위를 차지한 안상수 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나경원 최고위원은 모두 친이계 또는 친이 성향이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중립이지만 친이 성향이었고,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친이계였다. 전당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정두언 최고위원이 중립 소장파, 5위를 기록한 서병수 최고위원이 친박계인 정도였다. 7명 중 5명이 친이계 또는 친이 성향이었던 셈이다.
여기에다 지명직 최고위원(친이계 정운천 최고위원, 친박계 박성효 최고위원)까지 더하면 9명중 6명이 친이계였다.
수도권 친이계의 핵심 의원은 5일 "1년 만에 말 그대로 상전벽해"라며 "이번 전대에서 친이계의 결속력이 크게 와해됐음을 분명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의 또 다른 특징은 판ㆍ검사 출신이 7명 중 5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최고 수뇌부의 투톱인 홍 대표와 황 원내대표부터 각각 검사, 판사 출신이다. 나 최고위원은 판사, 원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이다. 이 정책위의장도 판사 출신이다. 이 정도면 가히 '판ㆍ검사당' '법조인당'이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사실 이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직전 대표였던 안상수 전 대표도 검사 출신이고, 과거 박희태 전 대표, 강재섭 전 대표 역시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한나라당 대표 모두가 검사 출신이어서 정가 일부에서는 "한나라당은 검사당"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일하게 중간에 대표직을 승계한 정몽준 전 대표만이 법조인 출신이 아니다. 당 관계자는 "핵심 지도부에 특정 직업군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원적인 인재 충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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