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가 의사 처방 없이는 담배를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획기적인 금연 법안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방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연 정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5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의회는 휴회 기간이 끝나는 가을부터 일반 가게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대신 의사 처방이 있는 경우에만 약국에서 담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것이 법제화하면 의사들은 흡연자를 중독자로 분류해 금연치료와 금연 교육을 실시하고 그래도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에게만 담배 처방전을 발급하게 된다.
시브 프리들라이프스도티르 전 보건장관과 흡연반대시민단체, 관련 학회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법안은 아이슬란드 정부의 금연 10개년 계획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인도와 공원, 자가용 내부(어린이가 있는 경우)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조만간 호주처럼 담뱃값 외부에 특정 회사의 로고를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도입할 계획이다. 아이슬란드는 지금도 다른 나라에 비해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1991년 30%였던 흡연률을 현재 15%까지 낮춘 상태다.
아이슬란드 심장병학회장인 토르아린 구드나손은 "니코틴은 헤로인만큼 끊기가 어렵다"면서 "이 제안이 통과되면 암 사망률(현재 20%)을 3분의 1로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현재 담배 한 갑 가격이 1,000크로나(9,400원)인데, 흡연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안하면 가격이 3,000크로나(2만 8,000원)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 가격이 10% 오르면 흡연률이 4~8%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