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테크노마트 빌딩 흔들림 발생 후 관할 광진구청과 건물 관리업체 프라임산업의 어설픈 후속 조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천여명의 입주자와 수만명의 유동인구를 안고 있는 거대빌딩에 대한 재난대비 태세나 매뉴얼이 있는 것인지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광진구청이 정식 퇴거 명령을 내린 시간은 진동 발생으로 입주자 대피 소동이 벌어진 지 3시간 50분이 지난 오후 2시. 하지만 프라임산업 측에 입주자 퇴거 명령 공문이 전달된 것은 이로부터 30분 뒤다. 상황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린 점을 수긍한다 하더라도 일단 결정이 내려졌다면 신속한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도 너무 굼떴다는 지적이다. 만에 하나 39층 빌딩의 붕괴상황이 초래된다면 30분의 지체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더욱이 퇴거 명령의 범위도 입주민들에게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 진동이 느껴진 테크노마트 사무동에만 국한된 것인지, 전자상가가 있는 판매동도 포함되는지 여부를 확실히 하지 않는 바람에 입주자들이 우왕좌왕 하기도 했다. 앞서 광진구청과 프라임산업 측은 진동이 발생하지 않은 인접 판매동까지 퇴거 범위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논의한 뒤 사무동과 판매동을 모두 포함키로 했지만 이를 입주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프라임산업 측의 안이한 상황 인식과 조치도 문제였다. 당국의 퇴거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일부 상인들은 건물 안에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 회사 측은 이들에게 퇴거 명령 대신 "일찍 퇴근해달라"는 방송만 내보냈다.
한편 이번 테크노마트 대피 소동을 계기로 지진 등 재난 대비에 대한 서울시의 매뉴얼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크노마크 흔들림은 재난발생이 아니라 징후상황으로 서울시도 이에 대한 구체적 매뉴얼이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서울시 조례든 안전관리 기본법이든 재난의 유형이 추상적으로 돼있어 다양한 신종 재난상황에 대입하기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사고 후 비상대책위 구성과 권한에 대해서도 누구 영역인가만 따지게 돼있고, 그 구성과 위원장과 위원의 권한 위임에 대해 세부 대응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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