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조성진, 서선영, 이지혜 등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거둔 쾌거의 뒤안길에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한결같은 지원이 저류를 이루고 있다. 1977년 창립한 금호그룹이 당초 장학의 차원으로 출발한 인재 후원 사업이 그 뿌리다.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뜻은 박성용 회장에게 이어져 문화재단의 창설로 실현돼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라는 이 회사의 구호로 살아 있다. 이번 수상자들이 모두 이 재단의 음악영재 지원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금호 영재 콘서트’, ‘금호 영 아티스트 콘서트’등 발굴된 영재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데뷔 무대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1998년부터 14세 미만의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호 영재 콘서트’ 시리즈(매주 토 오후 3시), 전문 연주자를 꿈꾸는 15세 이상 음악도를 위한 ‘금호 영 아티스트 콘서트’ 시리즈(매주 토 오후 8시)는 우리 음악의 텃밭이 돼 왔다. 본 무대에 앞서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오디션을 해서 한 시간 이상의 독주회가 가능한지 등 실제적 평가를 내린 것도 금호의 프로젝트를 허투루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오디션과 콘서트를 통해 지금껏 배출된 젊은 인력은 1,000여명을 헤아린다. 이들은 과다니니, 과르네리 등 명품 고(古)악기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악기은행, 해외 유학 장학금, 그들이 함께 만드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와 상임 작곡가 제도 등 여러가지 지원의 혜택을 누렸다. 이와는 별도로 ‘금호 영 체임버 콘서트’ 시리즈는 앙상블 무대를 우선시, 화려한 솔리스트에 치중하는 국내 클래식 소비 풍토를 반성하게 해 왔다.
신진 작곡가, TIMF앙상블 등 젊은 음악에 대한 배려와 지원 또한 깊은 인상을 주는 대목이다. 현대음악 전문 피아니스트 임수연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집중된 일부 기업의 지원과 달리 현대음악과 젊은 작곡가에게도 과감히 기회를 주는 이 재단 덕분에 2008년 금호아트홀의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를 통해 메시앙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를 두 차례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병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