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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 난사/ 군기 빠진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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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 난사/ 군기 빠진 해병대

입력
2011.07.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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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 해안 초소에 근무하던 해병 2사단 5연대 소속 초병 2명이 아시아나 여객기의 진행방향을 향해 K-2소총 99발을 발사, 대형사고가 날 뻔한 일이 발생했다. 이 부대는 이번에 총기난사사건이 난 바로 그 사단이다. 군 당국은 대공초소 근무 초병들의 오인에서 사고가 비롯됐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선조치 후보고', '적극적 대북 억제'지침이 말단부대까지 강조돼 과잉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같은달 15일에는 백령도의 해병 6여단에서 이모 상병이 자신의 개인화기인 K-2 소총 실탄에 맞아 숨졌다. 해병대는 이 상병의 사망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해병대 내 사건은 일선 사병에 국한된 게 아니다. 문제의 해병 2사단의 참모장 오모 대령은 지난해 7월 운전병을 성추행, 물의를 빚었다.

해병대 수뇌부라고 해서 기강해이에서 비켜서 있지 않다. 올 초 해병대는 상관 음해를 둘러싼 잡음으로 술렁였다. 박모 해병 2사단장(소장)과 홍모 전 부사령관(소장)이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을 음해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것.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취임한 유 사령관이 여권 핵심 실세의 측근에게 3억 5,000만원을 줬고, 이 실세의 입김으로 경쟁자를 제치고 진급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박모 소장은 4일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한 사단의 전임 사단장이다. 당시 군 당국이 강경 대응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음해 내용의 사실여부를 떠나 유 사령관을 비롯한 수뇌부에 지휘 부담이 생기고, 해병대 전반의 기강과 사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군 관계자는 "지난해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훈련 강도가 높아져 전후방 작전부대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태"라며 "특히 해병대 2사단은 작전범위가 넓어 항상 피로도가 쌓이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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