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울산박물관에서 울산사람이 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울산박물관에서 울산사람이 되다

입력
2011.07.04 17:31
0 0

아직 울산을 산업도시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1인당 GRDP(지역내총산액) 전국 1위인 '산업수도'가 만들어진 뿌리에는 2만년의 찬란한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울산은 1998년 무거동 옥현 유적지에서, 올해는 울주군 신화리 구석기 유적에서 2만년 그 이전부터 사람이 살아온 '역사도시'라는 것이 발굴됐다.

그 역사를 오롯하게 담은 큰 그릇인 시립 울산박물관이 최근 문을 열어 다녀왔다. 박물관을 한 번에 다 보려는 것은 무지며 욕심이기에 오후 종일 1,0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역사관'을 세세하게 둘러보았다. 이 달로 내가 '울산사람'이 된지 20년이다.

그 세월동안 나는 주민등록과 주소를 가지고 사는 이 도시에 애증을 동시에 주며 살았다. 시립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오랜 불만이었다. 울산은 어디든 땅을 파면 선사시대가 출토되는데 그동안 발굴이 된 울산의 유물 10만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것에도 많이 불편했다.

박물관을 통해 1974년 울산 신암리 유적에서 선사시대 최고의 몸매를 자랑하는 '신암의 비너스'란 흙으로 만든 여인상이 발굴된 것을 처음 알았다. 울산이 자동차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을 예언한 듯 어느 선사인이 제작한 앙증맞은 바퀴 날 석기에 감동하며 이제 나도 울산사람이 다 되었다는 생각에 즐거워졌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