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의 새로운 이정표 수립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이동국(32ㆍ전북)의 '조광래호' 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경기장을 찾은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의 발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다. 브라질 월드컵 예선 예비 엔트리 발탁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동국의 대표팀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을 시작으로 지난해 남아공월드컵까지, 이동국은 12년간 태극 마크를 달았지만 국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웃지 못했다.
오히려 상처를 많이 받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같은 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병역 혜택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 불의의 부상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이 무산됐고 2007년 아시안컵에서는 부상을 무릅쓰고 투혼을 발휘했지만 벤치로 밀려났다. 남아공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는 허벅지 부상으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동국은 최근 K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다. 10골(2위)에 도움 8개(1위)로 단연 돋보인다. 3일 서울전에서는 이승현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통산 40골-40도움을 달성했다. 통산 109골은 올 시즌 안에 K리그 개인 최다 득점 기록(116) 경신을 노려볼 만한 페이스다. 그러나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동국은 서울전이 끝난 후"대표팀보다 소속 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 기량이 좋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라고 조 감독의 호평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간 대표팀에서 겪은 시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듯 하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나이를 고려할 때 이동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이 쉽지 않다. 의욕이 앞서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선수 생활 연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이동국의 현재 페이스라면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지만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이동국은 지난 5월 15일 포항전에서 전반에만 1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하프 타임에 교체돼 팀 관계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조 감독은 "이동국이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경우 대표팀에 뽑겠다"고 선을 그었다. 테스트 차원에서의 소집은 이동국 개인과 대표팀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벤치만 지킨다면 개인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고 팀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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