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SK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최근 팀이 11개월 만에 5연패 늪에 빠지면서 3위까지 떨어지자 1, 2군 코칭 스태프 변경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김 감독은 앞서 2차례 충격 요법을 썼다.
지난달 24일 에이스 김광현을 2군으로 내려보낸 김 감독은 30일 한화전이 끝난 후에는 자정을 넘겨서까지 베테랑 박진만과 이호준을 붙잡고 직접 펑고 수비훈련을 시켰다. 당시 1회에만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며 비자책점을 4점이나 내준 데 대한 문책이었다. 그럼에도 팀이 지난 1, 2일 최하위 넥센에 연패를 당하자 마지막 칼을 빼든 것이다. 5연패 기간에 4패를 7, 8위 팀에 당할 만큼 SK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코칭스태프 물갈이 충격 요법
김 감독은 4일 2군 트레이닝 코치를 맡아 온 이홍범 코치를 1군 수석코치로 올리고, 개막전부터 1군 수석코치로 선수단을 총괄해 온 이철성 코치에게 1군 수비 및 주루코치를 맡겼다.
또 이광길 1군 수비 및 주루코치를 2군 주루 및 외야 수비코치로, 김태균 1군 수비코치는 재활코치로 각각 발령을 냈다. 대신 김 감독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김경기 2군 주루코치를 1군 타격코치로, 정경배 2군 수비코치를 1군 수비코치로 데려왔다.
SK의 한 관계자는 "코칭스태프의 보직 변경은 감독의 뜻에 따른 것이다"면서 "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두 차례 수석코치를 교체한 SK는 통산 세 번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SK의 초여름 행보는 심상치 않다. 지난 주 436일 만에 2위로 떨어지더니 443일 만에 다시 한 계단 더 내려갔다.
▲시즌 첫 5연패 흔들리는 야신
해마다 한 차례씩은 고비를 맞는 SK지만 유독 불안정한 올시즌 전력을 고려하면 남은 시즌도 낙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력 면에서 놓고 보면 최근 4년간 SK를 이끌다시피 해 온 김광현 박경완 '특급 배터리'의 공백이 결정적이다. 김광현은 지난 겨울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올시즌 13경기에 나와 4승(6패), 평균자책점 5.14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SK 전력의 '절반'이라고 하는 박경완도 아킬레스건 수술로 아직까지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이 약해지면서 트레이드마크인 '벌떼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려 위력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현재 팀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김 감독은 초강수로 벼랑 끝 탈출을 노리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시기는
김 감독은 선발진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지난달 24일 에이스 김광현을 2군으로 내렸다. 전날 KIA전에서 김광현이 8이닝 14피안타(3피홈런) 8실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채찍을 들었다. 당시 김 감독은 김광현이 완투를 하며 개인 최다 투구수인 147개를 던지게 한 뒤 냉정하게 2군행을 지시했다.
김 감독은 규정상 5일 인천 삼성전부터 1군 복귀가 가능한 김광현에 대해서도 "1군 복귀 기약이 없다는 말은 유효하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에이스와 코칭스태프 물갈이로 승부수를 던진 김 감독. '야신'의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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