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매장량의 800배가 넘는 희토류가 태평양 해저에 묻혀있는 것을 일본 도쿄(東京)대 연구팀이 발견, 4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최첨단 제품의 부품에 필수인 희토류는 전세계 수출량의 97% 이상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 등은 해저에 묻힌 희토류가 개발되면 세계 자원공급의 다양화와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대 지구자원학과 카토 야스히(加藤泰活) 부교수와 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팀에 따르면 태평양 하와이와 타이티 인근 1,100만㎢ 해저에 900억톤 가량의 희토류가 매장돼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육지에 매장돼있는 전체 희토류(1억1,000만톤)의 800배에 해당한다. 희토류는 수심 3,500~6,000m, 두께 2~70m의 퇴적 진흙에 섞여 있다. 해저의 화산 폭발로 분출한 제오라이트 성분이 희토류를 흡착해 해저에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에 발견된 희토류는 TV, 광학디스크에 사용되는 테르븀,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부품인 디스프로슘, LED에 쓰이는 유로퓸 등이다.
연구팀은 "희토류의 농도는 400~2,230ppm으로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희토류 농도보다 2배 이상 높아 채산성은 충분하다"며 "2㎢ 면적에서만 일본의 연간수요(3만톤)를 충족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채굴이 성사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희토류가 발견된 대부분 광상(鑛床)이 공해상에 위치, 특정 국가의 독점 개발이 불가능하며 1994년 설립된 국제해저기구가 관리권을 갖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개발에 참여하려는 국가들이 로비를 하거나, 이익을 분배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일변도의 희토류 공급체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만큼 신문은 공동개발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