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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버스 타고 서울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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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버스 타고 서울 가자

입력
2011.07.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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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살며 가깝게 지내는 분의 혼사가 서울서 있었다. 덕분에 혼주 측에서 마련한 관광버스 타고 오랜 만에 서울 다녀왔다. 나는 서울을 싫어한다. '서울'이란 이런 시도 발표했을 정도다. '만나는 사람들 똑같이 묻습니다/무슨 일로 서울에 왔습니까?/나의 대답도 똑같습니다/빨리 돌아가기 위해 왔습니다.'

서울 가는 일은 가능한 한 사양하고 살지만 꼭 가야 할 일이면 빨리 갔다 더 빨리 돌아오기 위해 울산~서울 간 빠른 교통편을 이용해왔다. 그러다 보니 버스 타고 서울 가는 길은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관광버스는 내가 기억하는 서울 가는 길인 추풍령 넘어 대전 지나 서울로 가지 않았다. 대구 지나자 중부 내륙을 타고 새로운 풍경을 지나 서울로 갔다.

울산서 오전 8시30분에 출발해 강남의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결혼식을 앞둔 오후 2시였다. 내려 올 때도 그 정도 걸렸다. 오가며 휴게소에서 넉넉히 시간을 보낸 탓도 있겠지만 항공기 타고 먼 나라로 가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렸다. 하루 만에 먼 길 바쁘게 갔다 왔지만 나는 편안하게 다녀왔다.

그러다 내가 잘못 계산하고 있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싫어하는 서울 오가는데 지금껏 바보처럼 왜 비싼 교통비를 지불했던가! 서울은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KTX로 서울행을 호객행위하고 있지만, 국토를 종ㆍ횡단하는 고속버스도 편안하고 저렴한 길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알았으니.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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