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롱텀에볼루션(LTE)'시작으로 막이 오른 제3차 통신대전의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최대 관심포인트는 LG유플러스의 약진여부다. 3세대 서비스를 하지 못해 SK텔레콤과 KT의 '스마트폰 잔치'를 바라보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LG유플러스는 현재 LTE에 사활을 건 승부수를 띄운 상태. 어떻게든 LTE를 통해'꼴찌탈출'을 이뤄내고, 나아가 SK텔레콤과 KT의 양강 구도로 고착화되어 가는 이동통신시장의 판 자체를 흔들어보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SK텔레콤은 2세대, 3세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4세대에서도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겠다는 계산.
이와 관련, 3일 한국일보가 4세대 통신시장 판세에 대해 증권사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LG유플러스가 바닥을 치고 어느 정도 약진에는 성공하겠지만 ▦판도 자체가 바뀌기는 힘들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
일단 뒷전에 완전히 밀려나 있던 LG유플러스가 LTE를 통해 경쟁구도에 재진입하고, 이로 인해 양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던 통신시장을 3자 경쟁체제로 다시 바꿔놓을 것이란 기대감은 꽤 크다. 질 좋은 2.1㎓ 대역 주파수를 받은 점, LTE를 먼저 치고 나간 점은 애널리스트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연구원은 "우수한 LTE 서비스속도와 폭넓은 대상지역 지역을 소비자에게 적극 강조함으로써 LG유플러스는 바닥을 치고 오를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ㆍKT를 당장 위협한다거나, 시장점유율을 놀랄 만큼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다. 소비자가 특정 통신사를 선택하는 데는 통신망뿐 아니라 브랜드 휴대폰 서비스 보조금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는데, 현재 시장 점유율은 모든 요소들이 결합해 이뤄진 일종의 '평형상태(equilibrium)'라는 것. 강지훈 삼성증권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판을 흔들려면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데 통신업계에는 워낙 타사 전략 베끼기가 심해 그 조차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SK텔레콤이나 KT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 당장엔 큰 변화가 없을 지 몰라도, 초반 흐름에 따라 LG유플러스의 위협적 추격에 직면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품질과 ▦새 브랜드 전략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응 동부증권연구원은 "LTE가 일단은 속도 전쟁이 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를 끊김 없이 받을 수 있도록하는 네트워크의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황성진 HMC증권연구원은 " 과거 SK텔레콤이 스피드 011을 못 쓰게 되면서 T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걸었고 KT 역시 올레를 전면에 내세웠듯이 LTE 시대를 위해서 브랜드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측면에서 본다면 통신사들이 소모적 점유율 싸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연구원은 "통신 그 자체 보다는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등 비통신부문과 협력해 수익원을 찾는 것이 오히려 통신사의 생존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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