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14%를 가진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12만달러가 넘는 나라. 아라비아반도 동부의 부자나라 카타르가 최근 중동의 교육과 과학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7~29일 열린 세계과학기자연맹(WFSJ) 제7회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는 면적 1,012만㎡의 '에듀케이션시티'가 한창 건설 중이었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교육ㆍ과학복합연구단지다. 각종 승마대회를 휩쓰는 우수한 혈통의 아랍마를 기르고 연구하고 훈련시키는 '알 샤카브(Al Shacab)' 등 유명 연구기관들이 2003년부터 이곳 에듀케이션시티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코넬대와 텍사스A&M대 카네기멜론대를 비롯한 미국 여러 대학도 여기에 캠퍼스를 지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일렉트릭 셰브론 등 다국적기업의 연구소들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에듀케이션시티에 들어선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카타르재단의 멤버다. 카타르 왕실이 1995년 설립한 카타르재단은 의료와 에너지 환경 정보통신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9개국 373개 연구기관과의 협력에 1억1,380만달러를 지원했다.
요즘 카타르 지도층 사이에선 천연자원과 오일머니만으로는 국가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WFSJ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만난 칼리드 알 수바이 카타르재단 연구조정디렉터는 "지속가능한 국가경영을 위해선 (자원보다) 교육과 과학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며 "천문학이나 항공우주공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앞으로 한국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러시아와 달리 한국과는 기술 협력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카타르는 최근 지식경제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아산병원 등과 연구와 교육 의료 분야 협력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도하=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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