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여행을 할 때 좀 더 싸게 좀 더 많은 것을 누리려고만 한다. 4, 5일 밤 9시 50분에 방송하는 EBS '다큐프라임- 우리의 여행이 말하지 않는 것들'은 우리가 과연 여행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정 여행'을 제안한다.
공정 여행은 현지의 환경과 문화를 존중하고 지역민들이 생산한 물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지와의 교감에 초점을 맞춘 여행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세 팀이 각각 네팔, 필리핀ㆍ태국, 캄보디아 공정 여행에 도전했다.
얇은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고 100kg에 가까운 짐을 산 꼭대기까지 실어 나르는 네팔의 짐꾼들의 고충을 아는가. 등산객들은 방한복에 등산화, 고급 장비들로 몸을 보호하지만 짐꾼들은 맨몸으로 험한 산을 오른다. 아무리 돈을 지불했다지만 허술한 장비로 고산을 오르게 하는 게 정당한 일일까.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의 세부의 한 해변에는 돌로 만들어진 담장이 있다. 담을 경계로 한쪽에는 고급 파라솔들이 한쪽에는 허름한 방갈로가 즐비하다. 리조트 측에서 관광객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현지인들의 출입을 금한 것이다.
쉽고 편리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한 패키지 상품이 아니라, 조금 비싸더라도 현지인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는 어떨까. 캄보디아 여행팀은 현지인의 집에 여장을 푸는 쪽을 택했다. 각종 편의 시설이 구비되지 않아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집 앞에 매달린 바나나와 망고를 맛보고 주민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제작진은 "내가 편해지고 그들(현지인)이 불편해지는 여행, 나는 얻고 그들은 빼앗기는 여행이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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