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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작가 15명 드로잉·회화 작품전/ '한 획'으로 모든걸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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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작가 15명 드로잉·회화 작품전/ '한 획'으로 모든걸 말한다

입력
2011.07.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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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정현에게 드로잉은 '작품을 하면서 혹은 작품을 마친 후에 나타나는 감성의 메모'다. 그는 "몸과 신경선으로 드로잉을 한다"고 했다. 색을 입힌 철판을 철근 톱 등으로 긁어내고 차 뒤에 매달고 다니면서 생긴 흠집과 녹 자국에는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의 내면이 그대로 녹아있다.

화가 김태호에게 드로잉은 '목적으로 향하는 연습 과정'이다. 그는 작품을 할 때 무엇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무엇이 알맞은 것인지 늘 자문한다. 그는 "크게 움직이지도 않고 딱 알맞은 동작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한국 춤사위에서 그걸 발견했다고 했다.

국내외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으로 꾸려진 '한 획'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6일부터 내달 21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은 청나라 화가 석도(石濤)의 (一畵論)에서 따왔다. 그는 "한 획은 모든 그림의 시작이고, 그것을 알게 되면 그림의 이치를 깨닫는다"고 했다. 작가가 획 하나하나의 의미를 올바르게 구현할 때 그것들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작가들에게 드로잉은 한 획이다. 그 자체로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구상하고 연습하는 과정이다. 작가들의 드로잉을 보는 것은 예술가로서의 내적 고민과 작품에 대한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에는 안토니 곰리, 김태호, 김호득, 류샤오동, 서용선, 리처드 세라, 유현경, 윤향란, 이우환, 정상화, 정현, 아니쉬 카푸어, 주세페 페노네, 샘 프란시스, 시몬 한타이 등 국내외 유명작가 15명의 드로잉과 회화작품 38점이 나온다.

서용선의 드로잉 작품 '자화상'에서는 인간 본질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고뇌가 검은색의 강한 붓놀림으로 표현됐고, 프랑스 파리에서 오랜 세월 작업해온 윤향란의 '산책'은 이방인으로 살면서 느끼는 슬픔 등이 가늘고 짤막한 선들로 다듬어져 있다. 유현경의 '모습'은 거울에 얼굴을 비춰 그린 자화상으로, 얼굴마다 다른 표정과 다른 선묘의 그리기 방식을 통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추구하는 작가의 모습을 드러낸다. (02)720-1524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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