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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14> 비키니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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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14> 비키니 탄생

입력
2011.07.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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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대표하는 패션 중 가장 파격적인 히트 상품이 바로 비키니 수영복일 것이다. 바닷가나 휴양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키니는 1946년 7월 5일 프랑스 파리 모리토르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복대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푸조 자동차에서 근무하던 루이 레아르가 자신이 디자인한 수영복을 출품했으나 어느 모델도 입으려 하지 않았다. 배꼽과 허벅지를 노출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전문 모델을 대신해 무대에 선 스트립 댄서 미셸린 베르나르디니는 관객들의 충격 속에 사진 작가들의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속옷을 연상시키는 이 수영복은 즉각 여론의 도마에 올랐고 교황청의 비난까지 받았지만 모델로 나선 베르나르디는 수 많은 팬 레터를 받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논란 속의 이 수영복은 46년부터 남태평양의 비키니 섬에서 진행된 미국의 핵폭탄 실험만큼 충격적인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비키니'라 이름 지어졌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45년 8월6일, 9일)의 뒤를 잇는 작전명 '교차로'로 불리는 비키니 섬 원폭 실험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교황청의 성명 발표와 함께 심사위원들의 정신을 산만하게 한다는 이유로 51년까지 미스월드 콘테스트에서도 착용이 금지됐던 비키니는 당시의 톱스타들과 각종 미인대회에서 선을 보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50년대 후반 에서 수영복 차림의 관능적인 모습을 보인 영화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비키니 열풍을 불렀고 69년엔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비키니를 들고 달에 가서 뉴스가 되기도 했다. 70년대 들어 일반인에게 익숙해진 비키니는 이제 스포츠 선수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공기 저항을 최대로 줄인 스포츠 비키니는 여자 육상 선수들의 패션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패션 저널리스트들이 종종 여성 해방의 상징이라고 주장하는 이 비키니가 얼마나 더 작아지고 화려해질지 궁금하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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