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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타의 '펜타곤'… 美국방정책 변화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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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타의 '펜타곤'… 美국방정책 변화의 서막

입력
2011.07.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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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펜타곤)를 이끌 수장이 1일 바뀌었다. 리언 파네타(73)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4년 반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로버트 게이츠(67) 국방장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사람의 상반된 인생경로만큼이나 국방정책도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게이츠 전 장관은 6월 30일 공직생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펜타곤 광장에서 열린 퇴임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부통령,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 정부, 군, 민간의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간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두 정권(공화ㆍ민주당) 아래에서 두 개의 전쟁(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을 치렀다. 교체된 두 정권에서 자리를 유지한 미국 최초의 국방장관이다. 철학이 다른 두 정권을 아우른 것은 '대테러 전쟁 완수'라는 하나의 목표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종족분쟁에 휩싸인 이라크 전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파병을 추진했고, 오바마 정부에서는 아프간 증원(3만명)을 관철시켜 교착 국면을 타개했다.

그는 1966년 CIA 분석관에 임명된 이후 8명의 대통령을 보좌했지만, 그림자를 자처한 덕에 정파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츠의 유임은) 당파성보다 국가에 대한 헌신과 시민의식을 앞세운 결정'이라며 그의 실용적 사고를 높이 샀다.

하지만 AFP통신은 게이츠의 퇴장을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 전략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파네타 장관의 기용부터 그렇다. 게이츠와 비교할 때 그는 노회한 정치꾼이다. 연방 하원의원만 아홉 차례 지내며 철저히 민주당원으로 살아온,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때문에 그가 선보일 국방정책에는 정책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워싱턴타임스는 "파네타가 정치 보따리를 싸들고 펜타곤에 입성했다"고 표현했다.

내년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국방예산 감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23년까지 안보분야에서 4,000억달러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들고나왔다. 미 연방 예산관리국(OMB) 국장, 하원 예산위원장을 역임한 파네타 장관을, 게이츠도 하지 못한 국방예산 감축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공화당과 군의 반발은 둘째치고 당장 내부 기강부터 다잡아야 할지 모른다. 미 군사전문지 아미타임스는 "파네타 장관은 프로젝트 예산을 따내기 위해 개별적으로 의원들에게 접촉하는 국방부 관리들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산 배정을 둘러싸고 관행처럼 여기던 의회와 국방부의 유착관계를 끊는 일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게이츠의 유산인 아프간ㆍ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계획을 순조롭게 마무리 짓는 일도 과제이지만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역공세가 심상치 않아 이래저래 파네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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