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가 최근 이 은행의 특수목적법인(SPC)인 골프장 운영업체 T건설을 압수수색(본보 6월30일자 8면)한 데 이어, T건설의 관계사인 또 다른 골프장 운영업체 H레저 등도 추가 압수수색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120개에 달하는 부산저축은행의 SPC가 추진했던 각종 개발사업들 가운데 검찰이 이번에는 골프장 사업 분야도 정조준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H레저 본사와 이 회사가 올해 내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인 경기 안성시 모 골프장에 수사관들을 보내 각종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서울 청담동의 다른 골프장 시행사인 B레저도 함께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산저축은행의 SPC 가운데 의심스런 부분이 발견되는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H레저는 그러나 검찰이 밝힌 부산저축은행의 120개 SPC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업체다. 이 회사 관계자도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회사는 부산저축은행과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H레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T건설의 자매회사'로 소개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감사보고서(지난해 말 기준)에도 부산저축은행과의 연관성이 나타나 있다. 2008년 7월 B레저에 안성 골프장 사업권 일체와 부채 등을 양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인데, 검찰에 따르면 B레저는 부산저축은행의 SPC 중 한 곳이다. 최소한 부산저축은행 SPC와의 사업적 연관성이나 자금 거래는 있었다는 얘기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이들 업체의 골프장 개발사업 인허가를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부산2저축은행 세무조사를 조기 종결하고 추징세액을 6억원이나 줄여주는 대가로 2억원을 받아 나눠가진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또는 부정처사후 수뢰)로 부산국세청 직원 이모(6급)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날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전남 순천시 왕지동 아파트 건설사업과 관련해 지자체에 로비를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모 지방방송사 기자 양모씨를 구속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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