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ㆍ4전당대회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의 막판 공방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들은 확인되지 않는 의혹 공세와 과거 문제가 됐던 발언까지 들춰내는 등 격한 비난을 퍼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후보가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7명의 당권주자들은 1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 경쟁자들을 겨냥한 독설을 주고 받으며 비방전을 반복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 자리에서 "당원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개혁이 아니라 합리적인 개혁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사실상 홍준표 후보를 겨냥했다.
유승민 후보는 "얼마 전까지 박근혜 탈당하라고 구박하더니 이제는 자기가 지키겠다고 한다"며 "짝퉁과 명품은 딱 보면 알지 않느냐"고 홍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단상에 올라 "어떻게 사내들이 전대에서 쩨쩨하게…(이런 식으로 말하는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권영세 후보는 "재보선 참패의 주역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직전 지도부 출신을 싸잡아 깎아 내렸다.
당권주자들은 TV토론에서도 상호 비방전을 벌였다. 원 후보는 남 후보에게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지금도 재산이 증식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남 후보는 "군대 안 갔다 온 보수가 앞장서면 안 된다"며 원 후보를 몰아붙였고, 홍 후보는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나 후보를 겨냥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또 친박계의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는 권 후보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남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박사모는 기자회견에서 "부산 박사모 명의를 도용한 집단이 남 후보 지지 문자를 대거 발송했는데 남 후보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남 후보를 고발했다.
이런 당권주자간의 저급한 공세전이 가열된 탓에 7ㆍ4전대가 끝난 이후에도 후유증이 오래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당직자는 "이렇게 서로를 향해 막말을 퍼부어서야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당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원주=신정훈기자 hoon@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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